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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통한 삶은 외형적 꾸밈과 내면적 정신의 조화에서삶과 문화를 밝고 아름답고 조화롭게 꾸미라
차현 | 승인2020.04.23 15:39
주역의 64괘 중 22번째인 산화비 괘의 괘상

[주역엿보기/22.산화비괘 - 감수 : 덕철 인교환]

사회를 안정시키고 통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법이 만들어지고 집행되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사회번영을 위해 법질서 확립에만 신경쓰고 만족할 것이 아니라, 인간의 고결한 본성을 지키고 품위를 향상시킬 아름다운 삶의 문화를 가꾸어야 한다는 것이 산화비괘의 가르침이다. 공자는 '서합이란 통합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어떤 일이든 통합하는 것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그래서 서합(噬嗑)에서 비(賁)로 이어졌다.'고 했다. 비는 꾸민다는 뜻으로 통합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꾸미기도 해야 형통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비괘의 주제가 아름다운 꾸밈이다.

비괘의 괘상은 산이 위에 있고, 아래에 불이 있어 산화비(山火賁)라고 부른다. 산 아래에서 불이 있는 형상으로 산은 머무름이고 불은 밝음을 상징한다. 이는 내면의 밝은 정신으로 삶을 아름답게 꾸미고 머무르는 것을 은유한다. 그래서 군자는 이를 보고 정치의 도리를 밝히고 모든 정사를 밝게 처리한다. 뿐만 아니라, 소송 사건들을 신중하고 과감하게 처리하여 과오를 범하지 않는다. 이는 마치 태양처럼 밝은 지혜로 신중하고 정의롭게 처리함으로써 모두가 존경하고 우러르게 만드는 것이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 중의 하나가 바로 꾸밀 줄 아는 문화적 존재라는 것이다. 문화는 자연상태를 살기좋고 아름답게 가공하여 꾸며놓은 삶의 형식이다. 문명도 인간의 정신능력에서 도출된 삶의 꾸밈이고 문화의 총체적 산물이다. 모든 외형적 꾸밈은 내면 정신의 깊음에서 나올수록 더 아름답고 고상하다. 그 때문에 꾸밈에 앞서 진지한 삶의 정신을 배양하라는 것이 산화비괘의 일관된 교훈이다. 그뿐 아니라 내적 정신과 외적 꾸밈의 균형과 조화도 중요하기에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지나치지 않게 하라고도 한다.

산화비괘에서 발을 꾸며 수레를 버리고 길을 간다는 표현은 부귀영화의 편한 수레를 버리고 진리와 도의의 고생길을 자청해서라도 참삶의 길을 간다는 의미다. 수염을 꾸민다는 것은 턱은 골격이고 수염은 장식이니 삶의 꾸밈을 내면의 정신에 맞게 하라는 의미다. 그래야 겉은 화려하고 속은 빈곤한 이중적 삶을 경계할 수 있음을 은유한 것이다. 꾸밈이 곱고 아름다워도 오래도록 올바른 정신을 가져야 길하다는 것은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오래도록 받기 위해 내면의 정신을 지속적으로 가꾸라는 말이다. 희게 꾸민 백마를 타고 날듯이 오는 이는 도둑이 아니라 청혼하려는 것이라는 비유는? 온갖 화려한 치장으로 유혹하는 이가 가까이 있더라도 냉정하게 검토하여 지나친 꾸밈들은 위선일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리고 꾸밈없는 순백의 정신으로 청혼하는 것처럼 아름다운 삶을 새롭게 꾸미라는 것이다. 

언덕과 동산에서 꾸미는 것은 비단묶음도 적고 부끄럽지만 마침내 길하다는 표현은 임금의 꾸밈이 화려하지 않고 검소해야 나라 살림이 사치되지 않고 알뜰하여 결국 길하다는 의미. 소박한 꾸밈이 허물이 없다는 것은 인위적으로 꾸미지 않는 소박하고 단순한 본질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조언. 즉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정신으로 화려한 꾸밈이 아닌 본래의 질박한 상태로 회귀하는 것이 현명하고 행복한 길임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으니 서로 꾸며주면서 음양의 조화로 아름다운 삶을 영위할 길을 모색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지도자라면 사람들이 내면 정신을 가꾸도록 계도하여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문화를 꾸미는데 모범을 보여야한다.

 

차현  ranig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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