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0.6.2 화 13:34
상단여백
HOME OPINION 기고
미나미이즈(南伊豆)에 펼친 꿈김연빈(金錬彬)(도서출판 귀거래사(歸去來社) 대표, 전 주일한국대사관 1등서기관)
아시아씨이뉴스 | 승인2020.04.14 13:00

지난 2013년 8월의 마지막 날로 기억합니다. 이날 저녁 이즈반도의 최남단 미나미이즈 유미가하마(南伊豆 弓ヶ浜) 해수욕장의 한 작은 호텔에서 모임이 있었습니다. 9월 1일 일본국제오픈워터스위밍협회(JIOWSA)가 주최하는 ‘미나미이즈 국제오픈워터스위밍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환영하는 전야제였습니다. 말이 국제대회이지 100여 명의 참가자에 외국인은 중국인과 대만인, 그리고 한국인인 저를 포함해서 10명 정도인 조촐한 대회였습니다.

오랜 지인인 시노자키(篠崎豊)회장의 소개로 제가 한국을 대표해서 인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당시 도쿄에 있는 주일한국대사관에서 해양수산관으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때는 마침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결정이 1주일 후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황당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도쿄가 2020년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되면 대한민국 오픈워터수영 대표단을 이끌고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하겠다고 허풍을 떨었던 것입니다.

오픈워터수영(OWS, 바다수영)은 바다와 강 등 자연적인 수역에서 하는 장거리 수영을 말합니다. 남녀 10㎞ 종목이 마라톤수영이란 이름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부터 정식종목으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저는 조오련 (趙五連) 등 몇몇 뜻있는 수영인들과 함께 2005년 ‘사단법인 한국바다수영협회(AKOWS)’를 설립하고 ‘해양수산부장관배 바다수영대회’를 개최하며 바다수영 보급에 힘을 쏟아왔습니다. 오픈워터수영이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지정되기 몇 개월 전이었습니다.

2013년 당시 한국의 오픈워터수영은 동호인대회 수준이어서 올림픽에 참가한다는 것은 꿈과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더구나 체육인도 아닌 행정공무원이 올림픽 대표단을 이끈다는 것은 더욱 말도 되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주일 후인 2013년 9월 7일 도쿄가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되었습니다. 얼마 후 한국은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광주(光州)에 유치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미나미이즈에서 했던 말이 실현될 수도 있는 길이 보이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은 순탄하게만 흘러가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2015년 귀국 후 오픈워터수영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2019년 7월 개최된 ‘FIFA 광주세계수영대회’는 기대했던 것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특히 오픈워터수영은 더욱 그랬습니다. 2020 도쿄올림픽은 2021년으로 1년 연기되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가 세계수영 후에 개최된 ‘FIFA 세계 마스터즈수영’ OWS(3㎞)에 참가해서 완영한 것입니다. 마스터즈수영은 동호인들이 연령대별로 경기를 하는 것입니다.

2019 광주 세계 마스터즈수영 OWS에는 총 516명(여 183, 남 333)이 참가했습니다. 주최국 한국은 178명(여 38, 남 140)이 참가했고, 일본 10명, 중국 16명, 기타 아시아인 8명이었습니다. 참가 엔트리가 3,000명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전체적인 참가도 저조했고, 아시아인의 참가는 더욱 미미했습니다. 오픈워터수영이 구미권 중심이라 하더라도 기대 이하로 저조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2017 부다페스트 세계 마스터즈수영에는 1,200여 명이 참가했습니다.

2021년 세계수영과 세계 마스터즈수영은 일본 후쿠오카에서 개최됩니다. 연기된 도쿄올림픽 관계로 일정조정이 불가피하게 되겠지만, 저는 2021 후쿠오카 세계 마스터즈수영에 한국과 중국에서 많은 동호인들이 참가해서 바다수영을 즐기면서 민간차원의 문화 교류를 활발하게 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아울러 물 건너 간 것으로 여겨졌던 한국 오픈워터수영의 2020 도쿄올림픽 출전도 한 줄기 빛을 찾게 되었습니다. 1년의 시간을 벌었으니까요. 저는 제가 7년 전에 했던 약속이 허언이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2021 후쿠오카 세계 마스터즈수영’ OWS에 한중일의 많은 바다수영 동호인들이 함께 참가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사상 유례없이 꽁꽁 얼어붙은 국가 관계와는 달리 민간차원에서 서로 활발하게 교류하고 막힘없이 소통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선 동호인들이 다수 참가할 수 있는 후쿠오카 세계 마스터즈수영을 필두로 한류 등 사회 각 분야의 교류가 이전처럼 회복되고 우호가 증진되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아시아의 문화와 경제가 함께 진흥하고 함께 발전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시아씨이뉴스  asianews2015@naver.com

<저작권자 © 아시아씨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
icon(영)LOCAL
기사 댓글 2
전체보기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안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방로379, 제일빌딩615호 (여의도동44-35)  |  대표전화 : 02-782-6032
팩스 : 02-782-6035  |  관리자 E-MAIL : asianews2015@naver.com
등록번호 : 서울, 아 04234  |  발행인 : 강성재  |  편집인 : 강성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성재
Copyright © 2020 아시아씨이뉴스.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