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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와 우레처럼 지혜와 사랑으로 사회가 화합하려면공명정대한 법 집행에도 긍휼의 마음 담아야
차현 | 승인2020.02.29 10:48
주역의 64괘 중 21번째 괘인 화뢰서합의 괘상

[주역엿보기/21.서합괘 - 감수 : 덕철 인교환] 

아무리 맛있는 산해진미가 눈앞에 있다고 하더라도 씹어 삼키지 않으면 몸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 여기서 음식을 씹는 행위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씹지않으면 삼킬수가 없기 때문이다. 공자도 '볼거리가 있으면 사람들이 모여들기 마련이다. 그래서 관에서 서합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서는 씹는다, 합은 합한다로 서합은 음식물을 씹을 때 위아래 턱을 합쳐지는 것을 의미한다. 서합괘는 음식물을 씹어삼킴으로서 건강을 유지하는 것처럼 범죄자들을 교정하여 사회의 안정과 평화를 유지함에 대한 교훈이다.


서합괘는 위에 불이 있고, 아래에 우레가 있어 화뢰서합이라 부른다. 우레와 번개가 어우러지는 모습이라 하늘이 분노하고 심판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옛 임금들은 이를 보고 형벌은 분명히 하여 법의 권위를 확립했다. 불이나 번개는 밝아서 사물을 분별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밝은 지혜를 상징하고, 우레는 강력한 위엄과 권위를 상징한다. 이것은 법집행자의 중요 덕목으로 그들은 우레와 번개의 위력처럼 악행을 방지하는 위엄있는 법을 제정하여 권위를 세우고,저질러진 악행에 대해서는 적절한 형벌로 단죄하고 교화했다.


서합괘는 악행을 방지하기 위해 법을 올바르게 운용하고 범죄자를 올바르게 교화하는 지혜를 가르쳐준다. 위엄없는 지혜는 무기력하고, 지혜없는 권위는 가혹하여 사람들의 반발만 일으켜 사회가 혼란스러워진다. 그뿐아니라 법집행자가 사랑없이 공명정대한 정의의 실현만을 주장하면 자칫 냉혹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이는 흉악범이라고 무조건 엄벌에 처하는 것만이 최고의 교화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범죄자 내면의 아픔과 삶의 슬픔을 공유하고 다독이며 인간애와 연민을 가지고 사랑으로 교화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즉 범죄행위에 대한 책임은 묻더라도 그 처지는 동정하고 품어안는 긍휼의 마음을 가져야한다는 것이다.


우레와 번개는 사람들에게 악행에 대한 경고와 형벌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우레와 번개가 치면 두려운 마음이 들어 나쁜 마음을 버리고 지난 잘못을 반성하기도 한다. 서합괘는 경미한 악행도 방관하지 말고 적절한 형벌로 경각심을 갖게 해야 더 이상 나쁜짓을 저지르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는 경미한 악행에 대한 체벌효과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한 충고인데, 그렇다고해서 체벌이 인격모독이나 신체상해와 같은 성질을 띠면 안된다. 서합괘에서는 법관이 범죄심리를 할 때 범죄 사실을 부드러운 고기를 씹는 것처럼 낱낱이 조사해야 원망을 안 듣는다고 말한다.


이뿐 아니라, 딱딱한 육포를 씹다가 독을 받는다 표현으로 완강한 범죄자로 인해 해로운 독을 입는 것처럼 수모를 당할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또 뼈있는 육포를 씹다가 쇠화살을 얻어도 신중하고 올바른 자세가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며, 강력한 권력을 얻어 사회를 혼란시키는 불의의 세력을 응징하라는 명령을 받게 되더라도 심리와 처벌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육포를 씹다가 황금을 얻어도 바른 정신과 긍휼의 마음을 가져야 과오가 없다는 것은, 통치자로서 범죄자들의 교화시책이나 사회복귀 정책을 제도화할 때 뇌물을 탐하지 말고 바르고 정의로운 마음가짐을 가져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그리고 사회의 안녕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흉악한 범죄자의 목을 형틀에 채우고 귀를 막아 그 흉측한 모습을 공개하고 세상과 격리시키는 등의 엄격한 단죄도 강행하라고 독려한다. 

 

 

차현  ranig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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