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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우리무예 ‘수벽치기’ 계승자 一山 육태완 선생수벽치기 “전통 무예의 근원을 여는 무예”손뼉 치기와 밟기를 기본으로 하는 무예
이승호 기자 | 승인2019.01.16 16:15

단재 신채호 선생은 <조선상고사>에서 ‘송도의 수박(수벽치기)이 지나(중국)로 들어가 권법이 되고 일본에 건너가 유도가 되었다’고 적고 있고, ‘<고려사>에 수박 또는 수박희로, <조선왕조실록>에 수벽·수벽타로 기록되어 있는 전통무예이다. 수벽치기는 손뼉 치기와 밟기를 기본으로 하는 무예로서 손과 발을 서로 부딪쳐 발생하는 기를 중시하며, 손으로 하는 검술이라고 할 수 있고 쌈 수로 나아가면 실전 파괴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날 한국의 수벽치기가 우리의 전통무예로 자리하고 대중에 알려지기까지 사실상의 공은 육태안 선생이다. 87년 스승 신한승씨(택견 중요무형문화재)로부터 “수벽치기를 복원하라”는 유언을 받은 육태안 선생은 그동안 수벽치기의 계보를 밝히고 원형을 복원하고 체계를 세우고 이를 보급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 왔기 때문이다. 

육태안 선생은 고려 왕조의 몰락과 함께 수벽치기의 맥이 실전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를 단호히 거부한다. 지금까지 전승되어온 민속연희와 춤 놀이에서 얼마든지 모습을 찾아낼 수 있고. 우리의 전통 예술에 전통 무예의 모습이 녹아 있다”고 강조한다. 그 대표적 모습을 농악에서 보았고, 사물놀이패의 김덕수 씨와 함께 사물의 리듬과 수벽치기의 몸놀림을 결합해 사물 체조를 창안하기도 했다. 89년 우연찮게 진도 씻김굿 중요무형문화재인 박병천 씨로부터 남도 들노래를 배우면서 수벽치기 족보의 실마리를 찾았다.

진도는 우리 역사상 가장 강력한 무사집단으로 알려진 고려 삼별초의 항몽 거점으로서, 진도 민요와 춤사위에 수벽치기 무예의 신법과 몸짓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었던 것이다. “죽을 때까지 계보를 찾아내는 일을 멈추지 말라”는 스승의 당부에 비로소 제대로 응답하게 된 셈이다. 수원대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 ‘수벽치기의 역사와 기법’에서 이 같은 사실을 처음 밝혔다.

일본의 대표적인 무예학자인 야마모토 기타이 교수(일본 천리대학)와 마쓰나미 겐시로 교수(일본 專修 대학)는 최근 ‘한국 고대의 수박(수벽치기)에 관하여’(<천리대학 학보> 154호)라는 논문과 <격투기의 문화사>에서 수벽치기의 근원을 밝히고 있으며, 일본 도인술 전문가인 하야시마 마사오 씨는 백제의 왕인이 4세기 말 <논어> <천자문>과 함께 일본에 전해준 무술 해설집 <평법학>이 일본 무술의 뿌리가 되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어 수벽치기의 역사적 사료로 쓰이고 있다.

육태안 선생은 수벽치기가 일본의 스모, 유술, 아이키도(합기도), 가라테(공수)의 뿌리와 한국 고대 무술의 연관성을 풀 수 있는 관건이고 “수벽치기야말로 전통 무예의 근원을 여는 무예”라고 강조한다. 택견은 수벽치기가 역사의 그늘에 가려진 뒤 조선 중기 무렵부터 민속놀이 형태로 나타난 ‘변형된 무예’인 반면, 수벽치기는 삼국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우리 민족의 가장 내력 깊은 정통 무예라는 것이다.

택견과 수벽치기를 혼동하거나 같은 무예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역사적인 맥은 한줄기 이고 근대에 와서 택견은 주로 발을 쓰는 운동으로 정립되고 수벽치기는 손을 쓰는 운동으로 정립되었다고 보면 된다. 택견은 1983년 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로 무예로서는 최초로 한국의 무형문화재로 등재되었고, 2011년 유네스코에 무예로서 최초로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태권도 기원에 관한 역사를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만몽 김산호 화백 겸 민족사학자가 쓴 [슈벽, 가라테 그리고 태권도]를 출간한 바 있는데, 이 책에는 태권도가 일본의 가라테에서 영향을 받은 것은 맞지만, 정작 가라테의 뿌리는 우리나라 고유무술인 수벽치기(수박, 手搏)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가라테 역시 한국의 무술이라는 내용이다.

태권도진흥재단 이대순 명예 이사장은 "태권도계가 안고 있는 큰 과제 중 하나는 태권도의 뿌리와 역사에 관한 이론 정립이다. 태권도와 가라테가 수벽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처음 규명한 연구서라고 평가할 수 있다"며 앞으로 태권도 역사를 정립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1998년 프랑스 아비뇽 세계연극제에서 한국의 전통무예인 수벽치기를 공연하여 번개를 잠재웠다는 찬사를 받은 것을 가장 보람되고 기억에 남는다는 육태완 선생은 1953년 생으로 고려대를 졸업하고 저서로는 ‘우리무예이야기“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으나‘ ’수벽치기 맨손검술‘ 있고, 2001년부터 지리산 인월 마을에 터를 잡고 수벽치기의 체계화와 보급에 몰두하고 있다.

 

이승호 기자  shlee62722@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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