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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쏘며 행운 비는 품바공연 '날개없는 천사' 39주년 종연베풀며 사는 것이 인생이라는 깨달음이 가슴을 비수처럼 찌르는 연극
차현 | 승인2018.12.30 11:02

"여러분 로또 맞아 보신 적 있으신가요? 오늘 품바가 로또를 쏘겠습니다."

지난 29일 품바 공연 '날개없는 천사'에서 관객들에게 로또를 나눠주는 이벤트가 열렸다. 품바는 극단 가가의회의 작품으로 1979년에 시작된 역사깊은 국악 창극이다. 12월 한 달 동안은 창덕궁 소극장에서 공연이 진행됐다. 전남 무안에서 시작된 품바는 창시자가 김시라 극작가이고, 그의 사후 2001년부터 그의 아내인 박황빈(박정재) 극단 가가의회 대표가 품바 연출가로 활동하며 자녀들과 함께 정통 품바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박황빈 대표는 품바 공연 39주년을 맞아 관객들에게 로또 40장을 28일 금요일 공연과 29일 토요일 공연에 각각 20장 씩 나눠줬다. 나눠주는 조건은 당첨되면 품바가 정해준 NGO단체에 기부하라는 것. 그 단체의 이름은 그린피스, 한국헬프에이지, 세계감자식량재단이다.

박황빈 대표는 이 단체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서 "기업이나 정부의 후원을 받지 않고 순수하게 개인 후원만 받아서 지구환경운동을 하는 그린피스의 활동들이 고맙기 때문이고, 한국헬프에이지는 한국노인복지회로 어르신이 어르신을 돕는 활동을 하는 단체라서 응원할 목적이고, (사)세계감자식량재단은 감자로 굶주림이 없는 지구를 만들겠다고 설립된 NGO단체라서 굶주림을 아는 품바이기에 그 꿈에 동참하고 싶어서 기부처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품바의 연출가인 박황빈(박정재) 가가의회 극단 대표가 2018.12.29 품바 마지막 공연에서 협찬받은 로또를 나눠주고 있는 장면

로또의 출처에 대해서 박황빈 대표는 "관객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품바가 되라고 아직 얼굴도 못본 후원자가 어제 귤 3박스와 함께 보내왔다"며, "그 분은 지난 12월 5일 무안에서 열린 품바문화대학 기금마련 공연 할 때도 공연 전에 기부금을 많이 보내주셨었다."면서 "지인의 지인이라 이름 밝히기를 꺼리신다고 하셔서 안동에 사는 권 대표님 이라는 정도밖에 말씀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세종대왕 즉위 600주년 기념 창극인 '성왕의 낙원'에서 세종의 왕비, 소헌왕후 역에 캐스팅 되어 전국 공연을 다니랴, 품바 공연 신경쓰랴 정신적으로 탈진 상태였는데, 갑자기 응원군들이 등장하고 있어서 신기하게 생각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성왕의 낙원'은 전문예술단체인 한국창극원에서 원로예술인 공연확산 지원사업으로 선정되어 만들어진 국악뮤지컬이다. 그녀가 맡은 소헌왕후는 문종과 세조의 어머니로 8남 2녀를 두었고, 아버지가 역적으로 몰려 왕후의 자리가 위태로운 적도 있었으나, 성품이 인자하고 어질고 성스럽고 착하여 만인의 표상이었던 왕비다. 위대한 문화 혁명으로 미래를 연 세종대왕에 대한 국악뮤지컬 '성왕의 낙원'은 12월 2일 서울부터 시작한 총 6회의 순회공연이 1월 4일 창녕문화예술회관 공연만 남겨두고 있다.

품바 공연 - 품바 배우 박시현, 김리나 씨가 2018. 12.29일 창덕궁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장면, 고수는 김시라 극작가의 큰아들인 김현재 씨가 맡았다. 김시라 극작가의 딸인 김추리 양은 30일 마지막 공연에 선다.

90분 동안 진행된 품바 공연 '날개없는 천사'는 일제강점기의 민족의 고난과 6.25전쟁으로 인한 민초들의 고통을 대변하면서 베품의 덕이 삶의 진정한 목적임을 각성시키는 철학적인 내용이다.

이해를 위해 김시라 선생님의 일기를 인용하면 '천국은 자신이 지닌 모든 것(능력, 재물, 지위 , 명예....)을 이 땅에서 남김없이 쓰지 않고 조금이라도 남기고 왔다거나, 아니면 자신의 향락과 보신 만을 위해 쓴 자는 한 발자국도 들여놓을 수 없는 곳이며, 지위, 명예, 재물, 능력을 가진 자들에게는 반드시 사명감이 따르니, 그 사명을 감당치 못하면 이 또한 죄' 라며, "천사(걸인)에겐 위대한 사명이 있었으니 인간 지고의 이상이란, 정신이든 물질이든, 내 시간과 능력이 허용하는 한 남김없이 베풀고 가는 것이다. 그것만이 인간이 누리는 지극한 즐거움이며, 또한 그 즐거움의 대상에게 진정으로 감사드릴 때 만이 진실한 의미에서의 사랑이라고 할 수가 있다. 대상 없이 어찌 지고의 이상을 달성할 수 있겠는가!'

박황빈 대표는 "품바가 40주년이 되는 내년부터는 남편이 말대로 품바시대란 천사시대이고, 인류는 한 가족이 아닌 한 사람이라는 일체감의 시대를 만들기 위해 베푸는 자가 베품을 받아주는 대상에게 감사하는 시대를 만들기 위해 품바가 더욱 앞장서서 노력하겠다" 며, "남편은 21세기는 지구의 중심이 사랑임을 증명하는 실천의 시대, 남성적인 (전쟁, 완력, 물질, 불화, 파괴 등) 양의 시대가 아닌 여성적인 (평화, 건설, 정의, 사랑, 화합 등) 음의 시대, 천리에 따르고 인간답게 사는 자가 숭앙받는 인간시대, 가장 낮은 자세로 사는 자가 가장 높임을 받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그러한 시대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건실한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된다"면서 품바 극단을 통해 펼칠 품바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품바 공연 후, 김시라 극작가님의 가족인 고수 김현재, 품바 배우 김추리, 박황빈 연출가 가 윤봉철 연극협회장과 20년 만에 만난 장면

"이날 공연 중에 무대로 불려올라가 품바 역할을 맡은 관람객 중 한 사람이 20년 전에 함께 극단에서 일했던 연출가라서 공연 중에 반갑고 놀라웠다."는 박황빈 대표는 자녀들을 소개하면서 당시 초등학생이라서 삼촌이라고 부르면 따랐었다고 말했다. 40대 후반의 노총각으로 연극협회장으로 공연예술의 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윤봉철 회장은 "20년만에 품바 공연을 봤는데, 그때는 한 많은 거지 이야기로 각인됐었고, 오랜 세월에 잊혀졌는데, 오늘 공연을 보고 인생의 깊은 깨달음을 주는 퓨전 국악 연극이라 더욱 발전시키면 좋을 것 같다"며 "공연을 보면서 비수처럼 가슴을 찌르는 깊은 감동을 받아 품바처럼 베풀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의 각오를 다시 하게 됐다."고 말했다.

 

차현  joyjyk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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