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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바방랑기1] 품바 만나 품바 되라는 아버지의 부탁어느 누가 이런 꿈을 무시할 수 있을까?
차현 | 승인2018.12.22 02:06
품바(극단 가가의회, 박정재 대표)가 2018년 12월 한달 동안 창덕궁 소극장에서 화,금,토 일 정기 공연하는 품바공연 장면과 기념 촬영 장면

골동품같은 연극 ‘품바’가 <날개없는 천사>라는 제목으로 39주년 갈무리를 위해 12월 한 달 동안 창덕궁 소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공연예술은 사람들의 마음을 여는 신비한 힘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각설이 분장으로 등장하여 인간성, 민족애, 인권, 가치관 등을 논하는 품바 공연의 영향력은 특별하다. 품바의 창시자인 극작가 김시라 선생님께서 일기에 밝힌대로 품바는 태생적으로 인권운동을 벌일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김시라 선생님은 우리의 마당극과 서구의 무대극을 조화롭게 하여 우리의 '햄릿'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품바'를 만들었다. 가장 낮은 자로 천대받을 수밖에 없는 계층인 품바를 통해 인생과 삶의 희노애락은 물론 시대와 세태를 풍자하는 계몽운동을 벌인 것이다.

그 결과 만족스럽게도 품바는 80년대와 90년대 전국적으로 저변확대 되어 국민적 붐을 일으켰다. 김시라 선생님께서 2001년 2월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타계하고 나서 그의 아내이자 배우인 박정재(현 상상아트홀 대표)씨가 당시 초등학생이던 애 셋을 키우면서 공연을 강행해야 할 정도였다.

품바가 너무 유명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품바의 아내가 홀로 여성의 몸으로 공연을 이끈 한계가 있었기 때문인지, 그 뒤로 품바는 여기저기서 생겨나 난립되고 변색되어 질서와 철학이 없는 유희꺼리로 전락했다. 품바의 창시자가 처음 품은 본래의 취지와 목적과는 전혀 맞지 않은 형태로 엉뚱하게 진화되어 관객들을 실망시키고 우리의 기억에서 멀어져 갔다. 그 때문에 품바의 본래 창시자가 있고, 그의 아내가 연출하고 그의 아들 딸이 등장하는 정통 품바공연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은 사람들에게 "그런게 있었어?" 라는 생소한 반응을 갖게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나조차도 품바는 5일장에서 만나는 엿장수 차림의 모습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품바' 라는 단어를 처음 들은 것은 중학교 3학년 때다. 고교 진학 전이라 고향 무안에서 학교를 다니던 시절이다. 어느 날 평소와 다르게 기분 좋은 술 냄새를 풍기시며 들어오신 아버지께서 유쾌한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내가 오늘 무엇을 보고 온 줄 아느냐? 품바란다 품바! 어쩌면 그렇게도 잘하느냐? 사랑은 그렇게 하는 거란다! 목숨을 걸어야 사랑이지, 말로만 사랑한다는 것은 개뿔이다!”

 

- 다음 장에 계속....

차현  joyjyk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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