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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철학, 종교의 융합을 구현하는 주역주역을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
김재연 | 승인2018.04.29 10:28

[주역맛보기2 - 감수 : 덕철 인교환] 주역의 괘 형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무슨 암호 같다. 각 부호의 의미를 모르면 풀 수 없는 모르스부호 같은 면이 주역에도 있다. 하지만 낯설어할 필요는 없다. 태극기의 '건곤감리'가 바로 주역의 8괘에서 가져온 상징이기 때문이다. 태극기가 세계에서 가장 의미있는 국기로 인정받는 것도 그 상징들을 주역에서 차용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주역의 괘는 고대 중국의 복희씨가 만들었다는 글자로, 음양을 의미하는 기호 2개(―, - -)가 기본이다. 기호 중에 이어진 선(―)은 '양'을 의미하고, 끓어진 선(- -)은 '음'을 의미한다. 음양으로 이루어진 자연 만물의 존재 양상과 변화 원리를 음양 기호로 표현한 것이 주역의 괘이다. 한 괘는 음양 기호가 6개의 층으로 쌓인 것이다. 각 층을 '효'라고 부르는데, 속성에 따라 음효, 양효라고도 부른다.

주역의 괘에서 제일 아래층은 '초효'다. 주역은 제일 아래 초효부터 위로 올라가면서 읽는다. 그리고 아래 3개 효를 '하괘', 위의 3개 효를 '상괘'라고 한다. 
하괘에는 '건곤감리 태간진손'이라고 불리는 8개의 괘가 자리한다. 이 8괘는 음양에서 갈라진 4상(태양, 태음, 소양, 소음)에 음양이 더해져서 생긴 8개의 괘로 하늘, 땅, 물, 불, 연못, 산, 우레, 바람 을 상징한다.

8괘가 자리하는 하괘 위에 양효와 음효가 벽돌 쌓듯이 3개가 쌓아져서 6효가 완성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산출된 주역의 총 괘는 64개다. 음양 기호의 교차를 통해 만들어진 괘들이 총 64가지인 것이다. 그것은 흡사 '눈,코.입,귀'라는 동일한 구성요소를 가지고 수많은 얼굴을 만들어내는 유전자 조합과 닮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왜 64개인가? 64괘보다 더 많은 무한한 조합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주역은 7일 만에 다시 첫날로 반복하는 자연의 이치를 따르고 있다.

주역의 괘를 이해하는 요령 중에 하나는 6개의 효를 2개씩 묶는 것이다.
초효와 두 번째 효는 자연과 물질세계를 의미하기에 '지도'(지상의 도) 라고 부르고,
중간 2개 효는 인간세상을 의미하는 '인도'(인간의 도),
제일 위 2개 효는 우주와 천상세계를 의미하는 '천도'(하늘의 도) 라고 이해하면 쉽다.

물론 자세히 설명하려면 끝이 없지만 맛보기로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물질세계인 지도를 배우고 익혀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다. 배움 중에는 인간세상의 도리와 덕목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배운 것을 인간세상에서 실천해야 비로소 덕성이 완성되어 우주와 천상세계에 접근할 수 있다.

덕철 인교환 선생님의 가르침을 인용하면, 
'지도는 과학이고, 인도는 철학이며, 천도는 종교에 해당한다. 과학을 배우고 철학을 실천해야 비로소 내세가 보장된다. 과학없는 철학은 공허하고, 철학없는 과학은 맹목이다. 과학, 철학없는 종교는 미신에 불과하다. 과학, 철학, 종교 이 3가지가 조화롭지 않으면 제대로 잘 살았다고 볼 수 없다. 주역이 최고인 이유는 이 3가지를 다 융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둠을 밝히는 등불처럼 주역은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인생 필수 과목이다. 주도적인 삶의 혜안을 갖기 위해서라도 주역과 친해지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김재연  ranig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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