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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평화의 성지 구림평화공원
아시아씨이뉴스 | 승인2018.04.11 12:05

 

월출산 큰바위얼굴의 기운이 산 아래로 내려와 ‘영암(靈巖)’이라는 고을을 이루었다. 월출산 아래에서 삶을 펼쳐온 전남 영암사람들에게는 세상을 살리는 평화의 혼이 있다.

호남의 젖줄 영산강과 호연지기의 기상으로 솟아있는 월출산 사이에 자리 잡은 영암은 대동세상을 열어가는 평화의 고을이다. 영암의 군조(郡鳥)가 산비둘기이며, 2,200년의 역사를 지닌 전통마을도 구림(鳩林:비둘기 숲)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강성재(아시아문화경제진흥원 이사장)

영암의 왕인박사 유적지 앞에는 소나무로 둘러싸인 순교비와 순절비 그리고 위령탑과 합동묘소가 있는 동산이 있다. 숭고한 평화의 성지 구림평화공원이다.

6‧25전쟁의 압축판이며 우리 민족 갈등양상의 본보기였던 구림마을은 한국전쟁 당시 심한 내홍을 겪었다. 우익과 좌익으로 갈라진 마을 사람들은 누적된 감정폭발로 서로 살육을 서슴지 않았고, 수많은 사상자를 내며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남겼다. 유구한 역사 속에 400년의 대동계를 이어온 미풍양속의 전통마을이었지만 심성을 뿌리째 뒤흔들어놓은 전쟁의 화마 속에서 모든 질서가 무너지고 초토화되었다.

세월이 흘러 반세기가 넘도록 원망과 복수심을 풀지 못하고 거의 같은 날에 희생자의 제사를 지내온 마을 사람들은 점차 역사 앞에 모두가 피해자라는 것을 인식했다. 누군가의 탐욕으로 일어난 한 때의 실수와 상처를 후손들에게 그대로 물려줄 수는 없었다.

2006년 11월 18일, 구림마을의 회사정에서 ‘6‧25 전후(戰後) 구림지역 희생자 합동위령제’가 엄숙히 열렸다. 좌우를 초월하여 희생자 유가족들이 모여 서로의 화해와 용서를 다짐하며 함께 제사를 올린 것이다. 어느 누구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큰일을 영암사람들, 구림마을 사람들이 해냈다. 온갖 대립과 갈등으로 상처를 안고 사는 이 땅에 분노를 화해로, 좌절을 희망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나아가 평화의 고을 사람들은 용서와 화해의 위령탑을 세우기로 결의하고 성금을 모아 10년 만에 302명의 희생자의 이름을 새긴 숭고한 위령탑을 건립하였다.
2016년 11월 17일, 유가족과 마을사람들은 6‧25 희생자 합동묘역에 위령탑을 세우고 제막식을 가졌다. 위령탑 곁에는 ‘한 많은 이 세상 이유도 없이 영문도 모르고 죽임을 당한 임이시여! 가해자와 피해자 너와 나 낡은 구별은 영원히 사라지고 아름다운 사람들의 향기만 가득하리오. 결코 지울 수 없는 임들의 탑명을 용서와 화해의 위령탑이라 하였으니, 이제 우리들의 뒤늦은 속죄를 물리치지 마시고 월출산 기슭에 고이 잠드소서.’라는 기원문을 새겨 놓았다. 이 위령탑의 안내문에는 ‘하늘과 땅이 만나고, 산 자와 죽은 자가 손을 잡았다.’는 말씀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한반도 전쟁의 위기가 극적으로 평화모드로 바꾸어지고 있는 이 시기에 구림평화공원을 널리 알려 한국인은 물론 세계인이 찾는 명소로 가꾸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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