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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이 된 백제의 왕자들 (7) - 이상한 나라 일본 (대불과 난쟁이)
아시아씨이뉴스 | 승인2017.06.05 18:10

메이지 유신(明治維新)직후 일본을 방문한 초대 주일 영국공사 러더퍼드 앨콕(Rutherford Alcock)경은 "일본은 두 발로 걷는 것 외에는 모두 서양과 반대의 행동을 한다." (「대군의 수도」)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한국인으로서도 마찬가지로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만세일계를 내세우는 일본신화 그리고 낙화암, 사이판에서의 집단적인 절벽 자살에는 백제인과 공통된 민족의 집단심리가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평상시에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을 가능케 하고 언제라도 비슷한 환경에 놓이면 다시 나타날 수 있는 특수한 미학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대불과 난쟁이

저는 도쿄에서 태어났고 초등학생 때 가장 즐거웠던 기억은 수학여행이었습니다. 5학년 때 갔던 수학여행지는 가마쿠라(鎌倉)라는 곳인데 도쿄에서 당시의 기차로 2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곳입니다. 6학년 때는 4박5일 일정으로 고대 역사의 주 무대인 이세(伊勢), 나라(奈良), 교토(京都)로 갔습니다.

가마쿠라에서는 대불(大佛)을 처음 봤는데 그 크기가 놀라울 정도로 커서 그 뱃속에 들어갔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6학년이 되어 나라의 대불을 봤을 때 또 한 번 놀랐는데 안내인은 장대 끝에 모자를 걸어 대불의 손바닥 위까지 들어 올리면서, 모자가 얼마나 작아지는지 보여 주었습니다. 동급생들 모두 놀라 일제히 "와!" 소리를 지른 일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일본 초등학교 2,3학년 교과서에서는 각각 「한 치 동자」와 「대나무 공주」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키가 한 치밖에 안 되는 동자나 대나무에서 나온 작은 공주의 이야기는 꿈속에도 볓 번씩 나오곤 했었습니다. 한 치 동자가 큰 도깨비의 콧구멍과 귓속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모습을 떠올리며 대불을 도깨비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작은 것은 작은 대로 재미있었고 큰 것은 나의 것처럼 자랑스러웠습니다.

20여 년 전 국내 일간지에 일본 이즈모(出雲)의 고진다니(荒神谷)에서 몇백개의 고대 검, 창 등이 발굴되었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기사의 내용이 너무나 자극적이어서 현장을 직접 찾아갔었는데 그 내용 결코 과장 된 것이 아니었고 그 냥과 크기에 감탄했던 적이 있습니다. 385개의 동검 이외에 동착, 동탁(銅鐸)과 함께 많은 고대의 유품이 출토되었는데 그것을 한 곳에 늘어놓은 광경은 장관이었으며 이들 유물의 양과 크기는 한반도에서 출토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했습니다. 그 후 다사ㅣ 한 번 고진다니와 가까운 이와쿠라(岩倉)에서 동착 39개가 나와 다시 한 번 놀라야 햇습니다. 근 2천 년 전 무엇이 이토록 큰 신기(神器)와 많은 양의 무기를 만들게 했는지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일본인의 확대화 노력에는 종교적 정열이 깃들어 있습니다.

저는 박물관 관람을 좋아해서 한국과 일본의 지방에 갈 때마다 그곳의 박물관을 꼭 방문합니다. 그러다 보니 고대의 토기, 거울, 동탁, 검 등 권력과 종교에 관한 유물의 크기가 한국보다 일본이 10배, 어떤 것은 100배 정도로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령 한국의 동착은 대부분이 기껏 10cm 정도로 손바닥에 올려놓을 수 있는 크기지만, 일본에서 출토된 것은 어린이의 키(150cm)에 버금가는 것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한 치 동자와 대불의 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화인류학에서 말하는 위신재(威信財)는 개척과 식민의 과정에서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만 일본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극단적으로 나타납니다. 왜 그럴까요? 일본 문화는 결코 흔히 말하는 것처럼 단순한 '축소 지향' 이 아닙니다. 일정량의 에너지는 한쪽이 확대되면 그 반대쪽은 축소되는 것이 물리학의 법칙인데, 이것은 문화뿐만 아니라 사회적 현상에도 그대로 적용되며, 언제 어디에서나 이 '축소와 학대' 역학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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